- 자연계 수험생 5명 중 1명, 교차지원 염두에 두고 수능 '제2외국어·한문' 응시
- 서울대 교차지원율 '2021년 0% →2022년 27%' 급상승
- 2023부터 서울대 정시 '교과평가' 도입…교차지원 다소 줄 것 예상
이번 2022학년도 정시에서는 통합수능의 영향으로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자연계열 수험생이 교차지원한 비율이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의 경우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하려면 제2외국어·한문을 반드시 응시해야 하기 때문에 교차지원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진학사 합격예측 및 점수공개 서비스 이용자 데이터를 기준으로, 2022 정시 서울대 교차지원 현황에 대해 살펴보자.
자연계 수험생 5명 중 1명, 교차지원 염두에 두고 수능 '제2외국어·한문' 응시
통합수능이 실시되기 전인 2021학년도에는 자연계열 수험생(수학’가’+과탐 응시자)의 경우 제2외국어·한문을 응시하지 않더라도 서울대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할 수 있었다.
서울대가 인문계열 모집단위의 수능 응시영역 기준을 ‘국어, 수학(나), 영어, 한국사, 사회·과학탐구, 제2외국어·한문’ 또는 ‘국어, 수학(가), 영어, 한국사, 과학·사회탐구’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2022학년도에는 통합수능이 치러지면서 서울대 인문계열 수능 응시영역 기준이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 제2외국어·한문’으로 변경됐다.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제2외국어·한문을 필수로 응시해야 했던 것이다.
진학사 정시 합격예측 서비스 이용자 중 서울대에 모의지원한 자연계열 수험생을 분석한 결과, 제2외국어·한문을 응시한 수험생의 비율은 28.06%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2.2%에 비해 상당히 증가한 수치이다.
상위권 대학 중 정시에서 제2외국어·한문을 활용하는 곳은 서울대 인문계열이 유일하기 때문에, 수능원서를 접수할 때 이미 서울대 인문계열로의 교차지원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동안 자연계열 수험생이 서울대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한 경우가 극히 드물었던 것을 고려하면 확실히 예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서울대 교차지원율 '2021년 0% →2022 27.04%' 급상승
실제로 서울대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한 수험생 중 자연계열(과탐 응시자)의 비율을 보면, 진학사 점수공개 이용자 기준, 2021학년도에는 0%였으나 이번 2022학년도에는 27.04%로 크게 증가했다.
연세대 및 고려대의 45.90%에 비해서는 낮은 수치이지만 제2외국어·한문이라는 장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자 4명 중 1명 이상이 자연계열 수험생이었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은 자연계열 수험생이 서울대 인문계열 모집단위로 지원 가능했음에도 이공계 선호 등의 이유로 지원하지 않았으나, 올해에는 통합수능의 영향으로 자연계열 학생들이 수학 영역에서 상대적 유리함을 가져감에 따라 교차지원이 빈번하게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 2022 정시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자 중 과탐 응시자 비율
2023부터 서울대 정시 '교과평가' 도입…교차지원 다소 줄 것 예상
이와 같은 현상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다. 다만, 올해에는 서울대가 정시에서 교과평가를 반영함에 따라 그 비율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
서울대는 2023학년도부터 정시모집에서 교과평가를 실시해,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학습발달상황을 반영해 모집단위 관련 학문 분야에 필요한 교과이수 및 학업수행의 충실도를 평가한다.
교과평가 A등급의 기준을 ‘모집단위 학문 분야 관련 교과(목)을 적극적으로 선택해 이수하고 전 교과 성취도가 우수하며 교과별 수업에서 주도적 학업태도가 나타남’으로 규정했다. 때문에 사회 교과 이수단위가 상대적으로 적은 자연계열 학생이 교과 이수 현황의 불리함을 안고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 2023 서울대 정시모집 교과평가 방식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2023학년도 정시에서도 많은 자연계열 학생들이 서울대 교차지원을 기대하겠지만 이번 정시가 통합수능이 적용된 첫해였다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2023학년도에는 서울대 정시 선발 방법이 변경돼 교과평가가 반영되면서, 자연계열 학생들이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할 경우 교과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줄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출처 : 이지훈 기자]